핵심 요약
미국의 관세정책이 복잡해지면서 수출기업이 관리해야 할 또 하나의 핵심 요소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불법 환적(Illegal Transshipment)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2026년 8월 공개한 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에서 고관세 국가의 제품이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원산지가 왜곡될 위험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와 미주를 중심으로 여러 국가·지역의 공급망을 잠재적인 불법 환적 위험과 연계해 살펴보고 있으며, 특히 단순한 가공이나 서류 변경을 통해 실제 원산지가 다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행위를 주요 위험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대표적인 위험 사례로 지적하는 방식에는 다음과 같은 행위가 포함됩니다.
- 단순 재포장(Repackaging)
- 라벨 교체(Relabeling)
- 송장 변경(Re-invoicing)
- 제3국을 통한 단순 우회운송
- 제한적인 가공이나 조립을 통한 원산지 변경 시도
- 실제 생산국과 다른 원산지 신고
미국의 Reciprocal Tariff 관련 조치에 따르면, CBP가 해당 상품이 적용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환적됐다고 판단하는 경우 40%의 추가 종가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원래 적용되는 다른 관세·세금·수수료와 관련 법령에 따른 벌금 또는 제재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중국 등 해외에서 원재료나 부품을 조달한 뒤 국내에서 가공·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면 원산지 관리 문제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적(Transshipment)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제3국을 거쳐 상품을 운송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국제물류에서는 선박 스케줄, 항공 네트워크, 허브항 운영 등의 이유로 다른 국가의 항만이나 공항에서 환적하는 일이 매우 흔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운송경로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한국 → 싱가포르 환적 → 미국
상품이 싱가포르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환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정부가 문제 삼는 핵심은 정상적인 물류상의 환적 자체가 아니라,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실제 원산지를 숨기거나 허위로 변경하는 행위입니다.
즉 단순히 어느 국가를 경유했는지가 아니라 실제 생산공정과 신고된 Country of Origin이 일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은 왜 지금 불법 환적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을까?
국가별로 미국이 적용하는 관세가 달라지면서 원산지에 따른 관세 차이를 이용할 경제적 유인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백악관 보고서는 특히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미국이 2018년 이후 중국산 제품에 Section 301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미국 직접 수출 구조가 변화했고, 일부 상품은 제3국을 포함한 새로운 생산·가공·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으로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적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일부 상품에 대해 재포장, 재라벨링, 재송장 작성, 경미한 가공 또는 서류 변경을 통해 새로운 원산지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관세회피 행위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세관의 관심은 단순한 무역경로 변화뿐 아니라 실제 제조과정과 공급망 데이터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공하면 무조건 한국산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미국향 수출기업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공급망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 → 부품 생산 → 한국 수입 → 한국에서 조립 → 미국 수출
제품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하됐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한국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출국(Country of Export)과 원산지(Country of Origin)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미국 통관에서 원산지를 판단할 때는 제품과 적용되는 법규에 따라 실질적 변형(Substantial Transformation) 여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해당 국가에서 이루어진 제조 또는 가공으로 인해 제품의 명칭(Name), 성격(Character), 용도(Use) 등이 실질적으로 변화했는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판단은 제품의 특성과 제조공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포장, 라벨 부착 또는 매우 경미한 작업만으로 원산지가 변경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CBP는 어떻게 판단할까?
2026년 3월 미국 CBP가 공개한 EV 충전 케이블 관련 사전심사 사례는 원산지 판단이 얼마나 구체적인 생산공정 분석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줍니다.
해당 제품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중국·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생산된 부품이 사용됐으며, 한국에서 최종 제조·조립 공정이 수행됐습니다.
CBP는 단순히 외국산 부품이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원산지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각 부품의 역할과 제조공정 등을 검토한 뒤,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 도체가 완제품의 본질적인 특성을 부여한다고 판단해 해당 EV 충전 케이블의 원산지를 한국으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례는 “외국산 부품이 들어갔다” 또는 “한국에서 조립했다”는 한 가지 요소만으로 원산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실제 제조공정과 주요 구성품의 기능,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원산지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공급망 구조
미국의 단속 강화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면 원산지 관리 상태를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중국 완제품을 한국에서 재포장
중국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한국으로 가져온 뒤 포장이나 라벨만 변경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백악관 보고서는 재포장이나 재라벨링 등을 이용해 상품의 원산지가 달라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를 대표적인 불법 환적 위험 사례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단순 포장 작업만으로 상품의 원산지가 바뀐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2. 중국 반제품을 한국에서 제한적으로 조립
중국에서 제품의 주요 특성이 사실상 형성된 상태로 수입한 뒤 한국에서 제한적인 조립이나 마감만 하는 경우입니다.
한국에서 조립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한국산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공정의 수준과 핵심 부품의 역할 등을 바탕으로 해당 제품의 원산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3. Invoice만 한국 기업 명의로 변경
수출자(Exporter)와 원산지(Country of Origin)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한국 회사가 Commercial Invoice를 발행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보내더라도 실제 원산지는 생산공정과 관련 규정에 따라 별도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Invoice 발행 국가만을 기준으로 Country of Origin을 설정해서는 안 됩니다.
4. 제3국 물류창고를 이용한 단순 우회
상품을 다른 국가의 보세창고, 자유무역지역 또는 물류센터에 보관했다가 미국으로 다시 보내는 것만으로 상품의 원산지가 변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류상의 경유와 제조상의 원산지 변경은 구분해야 합니다.
적발되면 단순히 관세만 추가되는 것이 아니다
2025년 미국의 Reciprocal Tariff 관련 대통령 조치에서는 CBP가 상품이 적용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적됐다고 판단하는 경우 별도의 제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상품에는 40%의 추가 종가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와 별도로 원산지 국가에 적용되는 다른 관세·세금·수수료 등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관세법에 따른 벌금이나 기타 제재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은 2026년 6월 발표한 Strengthening Customs Enforcement 행정명령에서도 세관 집행 강화를 명확히 했습니다.
해당 조치는 다음과 관련된 수입에 대한 집행을 우선하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 Misclassification — 세번 오분류
- Undervaluation — 저가 신고
- Illegal Transshipment — 불법 환적
또한 수입상품의 공급망과 생산방식 등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 제출과 감사·조사 확대도 추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산지 문제는 단순히 몇 퍼센트의 관세를 더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거래 전체의 Customs Compliance Risk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수출기업이 준비해야 할 원산지 증빙
원산지 검증에 대비하려면 완제품의 Certificate of Origin 하나만 보관하는 것보다 실제 생산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 BOM (Bill of Materials)
제품을 구성하는 주요 원재료와 부품을 정리하고 실제 생산제품과 일치하는지 관리합니다.
② 부품별 원산지 정보
제품의 주요 부품이 어느 국가에서 생산됐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공급업체 자료를 확보합니다.
③ Manufacturing Process
한국에서 실제로 어떤 제조·가공·조립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공정별로 기록합니다.
④ Supplier Documents
공급업체의 Invoice, Purchase Order, 원산지 관련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합니다.
⑤ HS/HTS Classification 근거
완제품과 주요 부품의 세번분류 근거를 확보합니다.
⑥ 생산 기록
필요한 경우 작업지시서, 생산실적, 검사기록 등으로 실제 국내 제조·가공이 이루어졌음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합니다.
⑦ 수출입 서류의 일관성
Commercial Invoice, Packing List, 원산지 관련 서류와 미국 수입자가 신고하는 정보가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한미 FTA 원산지와 일반 원산지는 같은 개념일까?
항상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한미 FTA의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한 FTA 원산지 기준과 미국의 일반적인 Country of Origin 판단은 적용 목적과 관련 규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상품에 따라 일반 원산지 판단 외에도 원산지 표시, 무역구제 조치, Section 301 관세 등 별도의 규정이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수출 시 단순히
한미 FTA 원산지증명서가 있으니 모든 원산지 문제가 해결된다.
라고 판단하기보다는 해당 제품에 실제로 적용되는 원산지, 관세 및 통관 규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미국향 수출 전 체크리스트
다음 질문 중 하나라도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면 원산지 관련 자료를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완제품의 실제 제조국은 어디인가?
상품이 어느 국가에서 실질적으로 제조됐는지 확인합니다.
② 중국 등 제3국에서 조달하는 주요 부품은 무엇인가?
핵심 부품과 원재료의 공급국을 파악합니다.
③ 한국에서 수행하는 공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단순 포장인지, 조립인지, 본격적인 제조·가공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④ 해당 공정이 원산지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한국 내 공정으로 제품의 성격이나 기능 등에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하는지 검토합니다.
⑤ BOM과 실제 구매자료가 일치하는가?
BOM, Purchase Order, Invoice와 실제 생산 투입부품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⑥ Commercial Invoice의 Country of Origin이 정확한가?
수출국과 원산지를 혼동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⑦ 미국 수입자의 신고정보와 한국 수출자의 자료가 일치하는가?
Importer와 Exporter가 서로 다른 원산지나 상품정보를 신고하지 않도록 사전에 확인합니다.
특히 공급업체, 주요 부품 또는 생산공정이 변경됐다면 과거의 원산지 판단을 그대로 적용하지 말고 다시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2026년 미국 통관 환경에서 원산지는 단순한 서류 항목이 아니라 관세와 직접 연결되는 핵심 공급망 데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불법 환적, 오분류, 저가신고 등에 대한 세관 집행을 강화하고 있으며 공급망과 실제 생산공정에 대한 정보도 더욱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거나 제3국을 거치는 모든 공급망이 문제가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생산공정과 신고된 원산지가 일치하며 이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한국 기업이라면 특히 중국 등 해외에서 원재료나 부품을 조달한 뒤 한국에서 가공·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BOM, 제조공정, 부품 원산지와 통관서류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향 수출에서는 이제 가격과 운임뿐 아니라 Origin Compliance 자체를 공급망 관리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FAQ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면 미국 수출 시 중국산으로 분류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완제품의 원산지는 사용된 부품의 국가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실제 제조·가공 과정과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원산지 규정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조립하면 Made in Korea로 표시할 수 있나요?
조립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립의 정도, 주요 부품의 역할, 제조공정과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원산지 기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싱가포르나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보내면 불법 환적인가요?
아닙니다. 정상적인 물류 목적의 환적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실제 원산지를 허위로 변경하거나 숨기는 행위입니다.
미국에서 불법 환적으로 판단되면 관세가 얼마나 부과되나요?
2025년 미국의 Reciprocal Tariff 관련 조치에 따르면 CBP가 상품이 해당 조치상 적용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환적됐다고 판단하는 경우 40%의 추가 종가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른 관세·세금·수수료 및 관련 벌금이나 제재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원산지 증빙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BOM, 주요 부품의 원산지 자료, 공급업체 서류, 제조공정도, 생산기록, Commercial Invoice 및 세번분류 근거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의 단속은 실제로 강화되고 있나요?
네. 미국은 2026년 6월 Strengthening Customs Enforcement 행정명령을 통해 misclassification, undervaluation, illegal transshipment 등에 대한 집행을 우선하도록 지시했고, 2026년 8월에는 불법 환적 위험을 분석한 별도의 백악관 보고서도 공개했습니다.
참고자료
- The White House — The Great Transshipment Scam
- The White House — Further Modifying the Reciprocal Tariff Rates
- The White House — Strengthening Customs Enforcement
-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 CROSS Ruling N359115
※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무역·통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품의 원산지 또는 관세 적용 여부는 실제 제품과 공급망, 적용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 수출 시에는 CBP, 미국 관세사 또는 관련 전문가를 통해 최신 적용사항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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